2년만에 '블랙리스트 피해' 출판사들 손배소송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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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블랙리스트 피해' 출판사들 손배소송 본격화
  • 도시일보
  • 승인 2020.05.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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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출판사 "블랙리스트로 피해" 손해배상 청구
김기춘은 관련 사건 기소…1월 대법원 판단까지
출판사들 "대법서 사실관계 확정돼 피해도 입증"
세종도서 선정서 한강·공지영 등 22종 작품 배제

출판사들이 정부와 관련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드디어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은 사안으로 소송을 건지 약 2년 반이 흘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판사 박석근)는 21일 창비와 문학동네 등 11개 출판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불법적인 배제 행위로 인해 헌법상 예술의 자유 등을 침해당하고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상대는 대한민국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창비와 문학동네, 해냄출판사, 한겨레출판, 실천문학, 이학사, 또하나의 문화, 산지니, 푸른사상사, 삼인, 삶창 등 출판사들이 총 5억여원의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이다.

하지만 재판은 이듬해 3월 한 차례 변론준비기일만 진행된 뒤 멈췄다.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 등의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김 전 실장 등은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예술인 및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소위 '블랙리스트'를 만들게 하고, 이를 집행하도록 지시·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대법원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김 전 실장 등이 문체부 공무원을 통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소속 공무원에게 특정 인사 지원 배제를 지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서 그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직권남용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지적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출판사들의 블랙리스트 소송은 대법원 판단이 내려진 뒤 4개월 만에 첫 기일이 잡혔다. 소송제기 2년6개월 만이다.

이날 대리인은 "대법원에서 사실관계는 대부분 확정돼 입증에 무리가 없다.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추가적인 내용을 제출한다면 오히려 원고 측에 더 유리할 것"이라며 "특정 도서들에 대한 배제 지시가 있었고 그런 도서들이 실제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 등은 현재 블랙리스트 관련 형사사건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수사기록을 보면 실제 블랙리스트 지시가 실제 심사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형사판결은 (도서 선정 사업의) 최종 결과가 아니라 중간 과정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라며 "결국 최종 심사 과정에서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원고들의 도서가 최종 선정이 되지 않은 점이 인정돼야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다음 재판은 7월16일 열린다.

출판사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2015년 세종도서 선정을 문제 삼고 있다. 세종도서는 정부가 우수 도서를 종당 1000만원 이내로 구매해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하는 출판지원 사업이다.

당시 2차 심사를 통과한 도서 중 문체부 산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문제도서' 22종을 최종 선정 명단에서 배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22종에는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또 다른 대표작 '소년이 온다', 작가 공지영의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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