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넘은 취업준비 물거품...갈 곳 잃은 예비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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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넘은 취업준비 물거품...갈 곳 잃은 예비 파일럿
  • 도시일보
  • 승인 2020.05.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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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들여 배웠는데 하필 코로나"…예비 파일럿은 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각계각층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그 중 항공업계도 큰 희생을 치뤘다. 그 중 거액을 들여 파일럿 취업 준비를 해온 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에 각각 566억원, 20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제주항공 657억원, 진에어 313억원, 티웨이항공 223억원, 에어부산은 3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국내 상장 항공사 6곳이 모두 역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 경영난이 심화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항공업 채용시장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1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비행 면허(조종사 면허)'를 따온 준비생들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초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한 학교에서 면허를 취득한 A(30)씨는 지난해 5월 귀국했다. 그러나 귀국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A씨는 공기업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2번의 채용 공고에 지원했지만 미끄러졌다. 그 이후에는 코로나19로 항공편이 줄면서 기존 기장, 부기장, 승무원들도 쉬는 상황이 펼쳐졌다. A씨는 상황이 언제 풀릴지 몰라 막연하고 불안한 심경을 전했다.

보통 때였으면 수시채용 형태로 1년에 1~2번 지원 기회가 있었고 30대 1, 40대 1 정도의 경쟁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채용공고조차 없는 상황이다.

신입 운항승무원(부기장)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가용, 계기, 사업용 등 조종사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소형 경비행기를 타고 200시간의 비행시간을 채워야 하지만, 우리나라 항공업계에서는 최소 250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300시간 이상을 채우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게 준비생들의 설명이다. 일부 항공사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1000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년4개월 동안 A씨가 지출한 비용은 약 1억3000만원이다. 보통 비행 학교 학비가 8000만원~1억원 수준이며, 교육을 받는 동안 생활비까지 포함할 경우 1억원을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파일럿 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요즘 조종사들 유튜브를 보면 영상이 안 올라오거나, 다들 집에서 쉬면서 얘기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는 예상들이 나오는데 항공산업은 정말 위기" 등 우려하는 반응을 다수 볼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전체 시장 상황이 안 좋다. 기존에 다니던 직원들도 휴직에 접어든 경우가 많다"며 "채용이 멈춰버린 상황으로, (추후) 비행기가 뜨고 운항이 시작돼야 (채용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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