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돼지고기·쇠고기를 비롯해 가정 내 식재료의 소비자물가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제활동 위축으로 인해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가운데 홀로 먹거리 물가만 고공 행진하고 있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집밥 수요' 즉, 가정 내 식소비가 늘고, 여기에 긴급재난지원금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2% 상승했다. 이는 2015년 2월(12.9%) 이후 5년3개월 만에 나타난 최대 상승폭이다. 4월달 상승폭(2.6%)에 비해 5배 가량 확대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가격(냉장 삼겹살)은 100g당 2273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15.0% 오른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국산쇠고기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 2016년 12월(6.9%)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론 고기 가격만 오른 것은 아니다. 이달 상승 추이를 살펴봤을 때 농축산물의 전년 동월 대비 3.1%가 상승했다. 물론 공급측면의 요인이 상당히 크다.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봄배추를 비롯해 전반적인 채소 가격이 올랐다. 배추는 102.1%나 폭등했다.
공급 외에 수요측면에서의 원인도 감지된다. 고구마(16.3%), 양파(17.3%), 햄 및 베이컨(5.6%), 소시지(6.2%), 김치(7.6%), 달걀(9.1%) 등 가공식품과 일부 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가정식품으로 쉽게 쓸 수 있는 재료들의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전체 물가상승률 가운데 농축수산물의 기여도는 0.24%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축산물이 0.17%로 컸다.
반면 외식 물가는 예년보다 낮은 상승률에 그쳐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0.6% 상승했다.
밖에서는 안 사먹고 대신 장을 봐 집에서 만들어 먹는 식으로 식생활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이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식재료 소비 증가세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다음 달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