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은 화려했으나 불운의 아이콘으로 자란 2002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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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은 화려했으나 불운의 아이콘으로 자란 2002년생
  • 도시일보
  • 승인 2020.06.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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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과 싸워 온 2002년생 고3은 '비운의 청춘'

2002년생은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함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태어났다. 하지만 초·중·고 시절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주요 감염병 사태 등을 모두 겪은 '비운의 세대'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운의 청춘'이 탄생했다. 바로 올해 고3 학생인 2002년생이다.

이들이 처음으로 감염병에 노출된 건 초등학교에 입학한 2009년이다. 이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신종플루가 대한민국에 창궐했다.

2009년 5월 국내에 신종플루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신종플루에 걸린 학생만 최대 4만9500명(2010년 11월 기준)을 넘었다.

당시에는 감염병 재난단계가 '심각'까지 가자 전국 학교 500여곳이 휴교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대부분 학교에서 안전사고를 우려해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당일 견학 등으로 대체했다.

현재 고3 학생 상당수는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없다.

중학교에 진학한 후인 2015년에는 이들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감염병의 공포를 다시 한 번 맞닥뜨렸다. 이에 전국 학교 2000여곳이 휴교했다.

감염병 공포를 떨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가장 중요한 시기인 지금 또 다시 감염병과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인게 이들이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휴업령에 1개월 이상 개학이 미뤄졌고 온라인 개학으로 1개월여 동안 인터넷 수업을 하다가 지난달 20일에야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개학 연기로 수능까지 미뤄졌다.

예년 같으면 3월 모의고사를 치고 이 성적으로 진로 상담을 받지만 그 시험마저 연기됐다. 4월 시험도 원격으로 대신했다. 전국단위 채점과 성적처리도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 2002년생들은 자신의 성적을 다른 학생과 비교할 수 없었고 입시 전략 또한 짤 수 없다. 수시와 정시 중 어느 것을 준비할지도 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하니 고3 학생은 물론 학부모, 학교도 불안하다. 고3 학생을 위한 구제책을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자마자 하루 만에 2만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특히 2002년생들은 수시로 뒤바뀐 교육제도로 중학교 때부터 몸살을 앓기도 했다.

2015년 중학교에 입학하자 처음 시행된 자유학기제로 인해 선배들과는 다른 중학교 생활을 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서 1~2학기 동안 학생 참여형 수업을 듣고 다양한 체험 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제도다.

그 결과 과제와 수행평가로 오히려 학업 부담이 늘었다는 하소연이 나오기도 했다.

중3이던 2017년 고교 진학을 앞두고 교육부는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골자로 한 '2021학년도 수능개편시안'을 발표했다.

당시 중3이 치를 수능 방식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나오면서 특목고, 일반고 등 고교 선택의 기로에 선 이들은 대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교육부는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기로 했고 논란은 사그라드는듯 했다.

하지만 1년 뒤 이들이 고1이 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되돌아 왔다. 2018년 고교 과정에 '2015 개정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됐지만 수능은 기존 교육과정 체제로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이렇게 불행한 아이들도 없을 것이다"며 "당장 대학 진학에 집중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학교 수업도 제대로 못 듣고 모의고사도 제대로 치를 수 없으니 도대체 어디에다 집중해 대학 진학을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현재 2002년생은 전국적으로 모두 49만6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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