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없는 힐링제주로 "혼저옵서예" 이색 여행지 소개
상태바
외국인 없는 힐링제주로 "혼저옵서예" 이색 여행지 소개
  • 도시일보
  • 승인 2020.06.22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숲에서, 밭에서…제주의 숨결 느끼며 치유여행을

사람들로 북적이던 제주가 한결 가벼워졌다. 코로나19에 발 묶인 지구인들 탓에 제주 지역 내 관광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제주를 찾으려는 내국인들에게는 제주를 제대로 느낄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이에 관광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제주 여행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애월읍 수산리 '물뫼힐링팜'

우선 제주에서 보기 드문 저수지 여행지가 있다. 애월읍 수산리에 가면 자연치유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물뫼힐링팜'이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가다보면 나온다. 일단 그냥 보기엔 소박한 농촌 마을이다.

순우리말인 '물뫼'는 물과 산, 말 그대로 '수산리' 지역 명칭이다. 개인별 건강체크를 통한 명상과 자연치유, 물메마을 트레킹, 농촌체험 등과 함께 유기농 로컬푸드로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걷기에 나서면 우선 곳곳에 쌓인 제주의 밭담길이 눈에 들어온다. 척박한 밭의 돌들을 골라내다보니 생겨난 밭담길의 유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보면 어느덧 제주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수산저수지가 나타난다. 일행과 함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며 저수지 옆 시골길을 지나면 시를 적어놓은 바위들이 곳곳에 숨겨져있는 마을로 들어선다.

약간의 산책 뒤에 올라 잠시 쉬는 마을 언덕은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게 만드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멀리 구름에 보일락 말락 한라산의 모습과 함께 저수지를 품은 마을 인근의 풍광이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이후에는 손수 농장에서 키운 식재료들로 만든 빙떡, 적갈 등 제주 전통음식들이 차려진 건강밥상을 맛볼 수 있다.

◆ 서귀포 '치유의 숲'

서귀포에서 가까운 '치유의 숲'도 힐링 체험에 딱 맞는 쉼터다. 서귀포시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해발 320∼760m에 있으며 난대림, 온대림 등의 다양한 식생이 고루 분포한 곳이다. 특히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편백숲이 자리잡고 있어 관광, 의료 등과 연계한 복합휴양형 치유공간을 지향한다.

이곳은 장애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동선으로 구성돼있다. 가까운 코스로는 800m의 숲길을 걸으며 족욕과 수면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맨발로 눈을 감고 숲길을 걷다보면 느끼지 못했던 숲내음과 함께 산새 소리 등 온 몸의 감각이 배가된다. 또 길을 걸은 뒤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면 온몸의 피로가 날아가는 기분이다.

숲 한가운데 놓인 데크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호흡에 신경을 집중하면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스르륵 감기는 눈에 잠시 눈을 붙여도 좋다. 체험이 끝나고 마시는 삼나무차와 소원쓰기는 덤이다. 또 호근리마을의 무형문화재 대바구니에 소담스럽게 담겨 나오는 음식인 차롱밥상도 선택해 맛볼 수 있다.

치유의 숲은 코스별로 ▲빙삭빙삭 숲내음 코스 A(3㎞·2시간 내외) ▲빙삭빙삭 숲내음 코스 B(5㎞·3시간 내외) ▲꼬닥꼬닥 놀멍 코스 A(3㎞·1시간 내외) ▲꼬닥꼬닥 놀멍 코스 B(5㎞·3시간 내외) ▲솔짜기 시오름 코스(5㎞·3시간 내외) 등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 하논분화구

얼마 전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하논분화구도 제주에서 색다른 경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하논'은 제주말로 '큰 논'이라는 뜻으로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논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약 5만년 전에 생성된 한반도에서 가장 큰 화산 분화구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고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큼 희귀한 마르(Marr)형 분화구로 땅 속에서 마그마가 솟아오르다 지하수와 만나면서 증기가 폭발한 뒤 퇴적층이 쌓여 화구호 형태의 분화구가 만들어졌다.

이곳은 당초 물이 차있어 거대한 호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500년쯤 전 조상들이 물을 빼고 논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의 대부분이 사유지로 소유주가 다 다르지만 지금도 한 명의 농삿꾼이 벼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지 안내자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부분의 땅에서는 돌이 나오지만 이곳에서는 흙이 나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뭘 심어도 자랄 정도로 비옥한 땅이다. 분화구를 가로질러 걷다보면 계속 솟아나오는 용천수와 함께 먹이를 기다리는 백로떼 등을 볼 수 있다. 올레길 7-1코스로 조성돼있다.

◆ 제라진오프로드 제주캠프투어

제주 동북쪽 조천읍에 있는 제라진오프로드 제주캠프투어에서는 총 길이 6.5㎞ 코스를 지프차를 타고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호주의 황무지인 아웃백에서 갈고닦은 경험을 통해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를 유일하게 제공하는 곳이라는 게 올해 7년째 영업 중인 운영자의 말이다.

숙련된 운전자들이 울퉁불퉁한 숲길을 내달리는 가운데 움직이는 차에 매달리다 보면 이미 내 몸은 내 것이 아닌 듯하다. 하지만 풀을 뜯고 있는 말떼를 감상하고 적당히 즐거운 유머를 섞어가며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가이드들과 함께하다보면 어느덧 코스가 끝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활짝 핀 벚꽃 '찰칵'
  • '보이후드 팝' 투어스, 데뷔 앨범 40만장 넘겨
  • 장흥 하늘빛수목원 튤립축제 4월5일 개막
  • 서울대공원, 내달 5~7일 벚꽃축제 진행
  • 4월 아파트 분양... 전년比 2배 넘게 증가
  • 노란 물결 속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