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한 아미들 "차별하지마" 메세지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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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저격한 아미들 "차별하지마" 메세지 던져
  • 도시일보
  • 승인 2020.06.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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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팬덤이 트럼프 노린 이유는?…"차별에 대한 반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장 유세를 중단한지 세달반만인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선거 유세를 재개했다. 그런데 100만명 이상의 입장권 신청을 받았다는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의 장담과 달리 텅 빈 행사장에서 연설을 하는 굴욕을 당했다.

밝혀진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쇼(예약 후 취소 없이 나타나지 않음)'의 굴욕을 안겨준 주체는 K-팝팬이었다. 왜 이들은 트럼프에게 굴욕을 안겼을까? 

선거유세 행사장은 1만9000명이 입장할 예정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3분의 2 가량이 텅 비어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어있는 행사장에서 연설을 해야했다. 이같은 굴욕을 안긴 주체는 조직적으로 노쇼에 나선 K-팝팬과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로 알려지면서 K-팝팬이 정치 세력화한 배경을 두고 각국 언론의 해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왜 방탄소년단(BTS) 등 K-팝 팬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행동에 나섰나'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서는 K-팝 팬덤이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양한데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청년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CMP는 "한국에서 K-팝 팬은 정치적인 입장보다 '감상적인 이미지(saccharine image)'로 유명하지만 BTS 등 사회적으로 인기가 많은 밴드의 등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K-팝 팬들은 콘서트 매진, 곡 띄우기 등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가 정치적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BTS팬 아데제 아그바코바(21)는 SCMP에 "지난 몇 년간 내가 봐온 바로는 우리 팬덤(팬층)은 정치에 많이 관여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팬덤이 K-팝 전체에서 가장 인종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규모는 수천만명에 달한다. 많은 여론조사와 분석 결과는 BTS 팬덤인 'BTS Army' 대부분이 18~30세 였다"며 "우리 대부분은 적어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으로 투표권이 있다. 대부분 정치적 현안에 대해 교육을 받고 뉴스도 매일 챙기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시각사회학을 가르치는 마이클 허트는 K-팝 팬은 보다 자유주의적이고 시민권 운동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BTS와 소속사는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강경 진압에 목숨을 잃은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인종차별과 함께 맞서겠다며 100만달러를 흑인 인권 단체에 기부했다. BTS 팬덤은 며칠 뒤 BTS보다 더 많은 금액을 흑인 인권단체에 기부했다.

허트는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변하는 '부머 세대(Boomer modes)'의 정치 공격, 책임 회피, 구태의연한 태도에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면서 "국제적이고 젊고 디지털 활용에 능숙한 K-팝 팬덤은 트럼프 대통령이 던지는 (차별적) 메시지에 큰 거부감을 가질 계층의 사람들과 인구통계학적으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자란 이들(digital natives)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디지털 상에서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할지(digital hit-job) 전 세계에서 가장 알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BTS 팬덤만큼 디지털 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익을 망가뜨릴만한 집단은 없다"고도 했다.

SCMP는 BTS 팬덤이 적극적인 정치활동으로 유명세를 얻기 전에도 BTS를 조롱하는 방송을 내보낸 호주 방송사인 채널9에 맞서 SNS를 통한 적극적인 항의에 나선 끝에 결국 사과를 끌어내는 등 SNS를 자신의 아이돌을 비판과 조롱으로부터 보호하고, 동시에 홍보하고 팬덤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고 부연했다.

네덜란드인 BTS 팬인 스테르 브라우라르는 K-팝 팬덤내 다수 분포하는 유색인종과 성소수자를 언급하면서 "우리 대부분은 차별을 당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생긴 일을 보면서 평등과 흑인 인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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