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로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 사건이 터지자 전국적으로 공이 쏘아올려졌다. 전국택배노조가 정부와 회사측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 모여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재진들이 모여들자 노조는 지난 5일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가 사망한 건에 필두로 내세우며 지난 3월 쿠팡 노동자까지 포함하여 올해만도 벌써 3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했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코로나19로 늘어난 배달물량에 따라 과로사했지만 CJ는 사과 및 입장발표는 커녕 조문조차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CJ대한통운 김해터미널 소속 고(故) 서형욱 택배노동자는 지난 5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서씨는 지병이 없었기에 최근 코로나로 인해 늘어난 물량을 처리하다가 과로로 쓰러져 사망했다. 서씨의 행적을 쫒으니 하루에 13~14시간 일하며 한달에 7000여개의 택배를 배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샀다.
서씨의 누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확인해보니 동생은 최근 3개월간 아침 7시에 출근해서 가장 늦게는 오후 11시 반까지 근무를 했더라며 "택배가 집집마다 방문하고 직접 물건을 옮기는 일인데 하루에 300군데를 방문했더라"고 말했다.
누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만 있었다면 동생이 아팠을 때 맡겨놓고 병원을 갈 수 있었을텐데 동생은 지금 갔지만 남아있는 전국택배노동자들이 굉장히 많다"고 호소했다.
김창광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하루 이틀 쉬고 싶어도 파리목숨이라 잘릴까 두려워 쉬지 못한다"며 "이대로는 죽음의 택배는 계속된다. 사람이 죽든 말든 원청, 하청의 대리점 구조로 운영되면 또 다른 죽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죽음의 고리를 끊어야한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죽음의 배송행렬을 끊을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며 "택배현장에서 이런 죽음이 안 생기게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통 택배노동은 원청인 택배회사가 위탁업체를 선정해 다단계식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노동자들이 52시간제 적용이 안 된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또 몸이 아파 쉬려고 해도 해고위협을 받거나 배송비보다 2~3배 비싼 대체배송을 강요받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3일에는 울산의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피를 토하면 쓰러졌지만 시민들이 도움으로 큰 사고를 면했다고 설명했다. 7일에도 롯데택배 울산 달동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도 발생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취재진에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사는 전 사업장에 혈압측정기 등 자가 건강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개인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 도입도 추진 중이다. 택배종사자들이 안전하게 택배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