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고 빈땅맥주 한잔하면, 이곳이 발리! 강원도 '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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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타고 빈땅맥주 한잔하면, 이곳이 발리! 강원도 '양양'
  • 도시일보
  • 승인 2020.08.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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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땅 가서 양양 한 잔?

보드를 옆구리에 낀 구릿빛 피부의 서퍼들이 다음 파도를 기다리고 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카페와 펍(pub)은 각종 서핑 용품들과 라탄 소품들로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스낵과 함께 라벨에 붉은 별이 그려져 있는 빈땅(Bintang)맥주가 올라가있다. 모습만 보면 인도네시아 발리의 꾸따 해변이 연상되지만 여기는 대한민국 강원도 양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은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전염병을 조심하느라 반 년 동안 몸을 사려온 이들도 본격 휴가철로 들어서자 국내 여행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청정지대이면서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강원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강원도 중에서도 가장 핫한 여행지는 아무래도 '서퍼들의 성지'라는 별명이 붙은 양양이다. 양양의 해변들은 백사장이 넓고 수심은 낮아 서핑을 배우기 적합하다는 이점이 있다. 북동풍이 부는 가을·겨울이 파도를 타기 좋은데, 양양의 유명세를 듣고 여름에 갔다가 실망하는 이들도 꽤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휴가 성수기인 여름에 파도가 비교적 잔잔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서핑에 처음 도전하기 좋은 곳이 바로 양양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진 점도 양양에 사람들이 몰리는 큰 이유다.

서핑 스폿으로 유명해지자 죽도, 인구해변 등 해변가를 따라 서핑숍과 서퍼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여느 동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횟집이나 수산물 시장 등은 눈에 띄지 않고, 서퍼들을 위한 펍과 카페 등이 즐비하다. 서퍼들은 한 상 거하게 차려놓고 천천히 음식을 즐길 수 없다. 버거나 피자 등 물질에 허기진 배를 간단히 채울 수 있는 음식들을 주로 판다. 얼마전엔 '맛집 콜렉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이 동네 한 수제버거집에서 2시간 동안 기다려 버거를 먹었다는 피드를 몰려 주목받기도 했다.

양양에는 유독 '발리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공간이 많다. 양양보다 앞서 서퍼들의 천국이 된 발리에서 파도를 타본 이들이 양양을 서핑 성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최근엔 발리의 또 다른 즐길거리인 비치클럽도 양양에 생겨나고 있다. 해변 근처에 수영장을 조성해 놓고 주류와 간단한 음식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몸은 양양에 있지만 발리에 다녀온 것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양양에서는 맥주를 마시면서 발리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빈땅 맥주를 파는 곳이 은근히 많다. 국내 다른 지역에선 빈땅 맥주를 찾아보기 어려운 데, 양양에선 유독 잘 나간다. "한국에서 빈땅 맥주가 가장 잘 팔리는 지역이 양양이라는 얘기가 있대요." 지난달 말 양양의 비치클럽을 찾아 빈땅 맥주를 주문했더니 들은 말이다.

최신 주류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 빅3에 빈땅 맥주의 지역별 판매 추이를 물었더니 두 곳에서 "취급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른 지역에선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맥주를 마시며 발리 여행을 되새김질하고 싶다면 양양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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