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침수사태 원인 영산강 죽산보...재해가 아닌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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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침수사태 원인 영산강 죽산보...재해가 아닌 인재
  • 도시일보
  • 승인 2020.08.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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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죽산보 때문에 농지 532㏊ 침수"…둑 붕괴 인재다

전남 나주에 연이틀 폭우가 쏟아지자 영산강 지천인 문평천 제방 일부가 붕괴되고 다시면 소재 농경지 수백여㏊가 사흘째 물바다로 변했다. 수해의 원인으로 4대강 사업으로 준공된 죽산보가 꼽히자 이에 대해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영산강 죽산보 인근의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볏논 532㏊(160만평)가 대홍수로 인해 사흘째 물속에 잠겨 있다.

대규모 농경지 침수는 지난 7~8일 이어진 폭우가 일차적인 원인이지만, 이곳 농민 상당수는 '죽산보의 물 흐름 장애'와 '문평천 둑 높이기 사업 외면' 등을 들어 인재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나주 지역은 최대 390㎜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으나 영산강 수위가 한때 바닷물 만조 시간과 겹쳐 14.48m까지 급상승하면서 계획 홍수위 13.32m를 훌쩍 넘어섰다. 대규모 범람까지 겨우 0.16m의 여유만 남겨둔 채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다시면 죽산보 인근 문평천 제방을 시작으로 이후 봉황천 제방이 터지고 농경지 808㏊가 침수됐다.

이 중 다시면 문평천은 본류인 영산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자 강물이 지천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제방이 붕괴돼 5개 마을 농경지와 주택, 축사, 시설하우스 등이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입었다.

또한 문평천 둑은 유실되기 전 상류 지점인 백룡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물과 영산강에서 역류하는 물이 만나면서 불어난 강물이 제방을 올라타고 넘어가는 월류 현상을 먼저 보였고 곧바로 붕괴로 이어졌다.

이 같은 대규모 농경지 침수 사태에 대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죽산보 무용론이 제기됐다.

이들은 영산강을 가로막고 설치한 죽산보가 강물 흐름을 가로 막아 수위가 5m 이상 높아져 문평천에서 내려오는 물이 흐르지 못한데다, 오히려 영산강물이 문평천으로 역류해 제방이 붕괴되고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된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인재라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 당시 죽산보를 축조하고 소하천 제방을 쌓을 때 둑·제방의 규모 차이에 따른 한계 수위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고 여겼다.

이곳 농민들은 문평천 제방의 폭이 좁고 둑 높이가 낮아 늘 불안해했고 제방 보강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정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제방을 사실상 방치했으니 항구적인 대책이라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남도는 폭우에 가장 큰 피해를 본 나주를 비롯해 전남 7개 시·군을 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건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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