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남다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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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남다른 리뷰
  • 도시일보
  • 승인 2021.01.2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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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같은 삶의 무게일지라도…'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사진출처=네이버

'막내'(오정세)는 "밑에 보지 말고 그냥 계단 올라가듯이 위에만 보고 올라가라"고 말했다. 

영화 속 대사는 어쩌면 각자 삶의 송전탑을 마주한 우리에게 건네는 말처럼 느껴진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영화는 7년간 근무했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하청업체로 파견 명령을 받게 된 '정은'(유다인)이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현장에서 버텨내는 이야기를 담는다. 

어느 날 갑자기 마주하게 된 '권고사직'은 하청업체로 1년 동안 파견을 가면 다시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따라왔다. 다인은 결국 받아들였다. 하지만 녹록치 않는 현실이 펼쳐진다. 하청업체는 송전탑 수리 보수를 하는 일이었고, 정은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하청업체 소장은 "당신이 할 일은 없다"고 선을 긋는다. 

현장 일을 나서는 수리공들과 달리 정은은 책상에 멀뚱하게 앉아 시간을 죽였다. 쓸모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밤에 홀로 남아 관련 책을 뒤적여 보고 수리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하지만 현실은 높이 솟은 거대한 송전탑이었다. 송전탑을 올라가야하는데 발은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아래에서 바라봐도 위압적인 송전탑은 정은이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마치 현재 처해있는 상황처럼.

영화는 사건보다는 정은의 감정과 행동에 집중한다. 절망감과 막막함 속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지키고 버텨내는 정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가운 송전탑에 올라서는 정은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생존을 걸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정은 역을 맡은 유다인은 부스스한 머리카락에 초췌한 모습으로 지쳐있는 노동자의 상태를 현실감 있게 담아낸다. 
막내 역을 맡은 오정세도 고단한 삶의 무게를 표현해낸다. 세 딸을 위해 송전탑 수리공을 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대리기사를 하는 '막내' 역할을 연기한 배우 오정세는 이 영화로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인생살이를 담아내 추상적인 느낌도 있다.

28일 개봉된다.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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