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다룬 뮤지컬 '광주', 관객 피드백으로 새롭게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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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다룬 뮤지컬 '광주', 관객 피드백으로 새롭게 변신
  • 도시일보
  • 승인 2021.04.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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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받아들인 뮤지컬 '광주' 제작진 "관객은 늘 옳아요"

5·18민주화운동을 그린 뮤지컬 '광주'는  '애이불비(哀而不悲)', 즉 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정서가 배어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는 아픔을 다룬 작품이기에 다른 시각을 가진 관객들도 당연히 존재했다. 오는 1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재연은 관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했다.

"관객들의 리뷰를 한시간 동안 읽었어요. 뼈가 저린 통렬한 비판이 있었고, 애정 어린 시각도 있었죠. 숲 속에 있어서 그늘을 못 봤는데, 관객들 덕분에 보게 됐습니다."

뮤지컬 '광주'를 연출한 고선웅감독은 "관객은 늘 옳아요. 섬겨야하고, 그럴 수밖에 없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작품이 개선됐고 스스로 객관화가 됐다"고 전했다.

뮤지컬 '광주'는 국가 공권력의 계략에 굴복하지 않는 시민들과 그들을 지켜보는 편의대 대원 '박한수'의 고뇌를 그린다. 편의대는 군의 투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왜곡 논리를 생산·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에서 제3자인 박한수는 광주의 참상을 목도하고 통렬하게 반성한다. 고 연출은 "광주는 여전히 살이 타 들어가는 고통 속에 있으니, 제3자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봤어요. 편의대원이 주인공인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초연 이후 외부자인 박한수가 광주의 아픔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냐는 물음이 나왔다. 그의 내적갈등보다, 시민들의 아픔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극작도 맡은 고 연출은 이번 재연에서 박한수와 광주의 인연을 좀 더 긴밀하게 만들었다.

고 연출은 이어 "광주를 소재로 할 때는 늪에 빠지기" 쉬운데, 비극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풀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속 아파하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의 본질을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는 모습으로 보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5월27일 전남도청이 계엄군에 의해 함락되기까지를 그리는데 그 과정에서 결사 항전한 시민군을 무리지어 '아픔을 타자화'시키지 않는다. 아파하고, 슬퍼하고, 싸우는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삶에 대한 기운이 묻어 있음을 표출한다.

관객과 배우가 비극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걸 차단하기 위한 연출 의도였다. 그래서 고 연출은 작곡가 최우정의 음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최우정 작곡가님의 음악이 제가 공연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과 비슷해요. 슬픈데 슬프지 않고, 기쁜데 기쁘지 않고요. 무엇보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부분이 있어요. 슬픔에 젖으려는 신파를 거부하는 측면이 있죠. 그렇지 않으면, 관객들이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니까요. 동화(同化)와 이화(異化)를 오가서 관객들이 가슴으로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음악극 '적로', 오페라 '1945' 등 장르를 불문하고 호평을 듣는 최 작곡가는 '광주'에서 민주주의 상징곡으로 자리잡은 '님을 위한 행진곡'의 다양한 변주를 비롯 다양한 장르를 사용했다. 

하지만 "관객 분들과 대중 분들이 공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야 공연 예술에 더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불협화음에 대한 태도를 이번 재연에서는 자제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다양한 것들이 충돌할 때 생기는 에너지로 인해 생명력이 생긴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것인 만큼 초연에서 극의 인상을 자칫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트로트 장르를 이번엔 뺐다.

'광주의 아픔'은 국내외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미얀마의 비상사태가 예다. 아직도 광주의 아픔은 현재 진행행이기에 이 뮤지컬은 관객의 피드백을 받고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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