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로" 세계의 외랑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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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로" 세계의 외랑둥이들
  • 도시일보
  • 승인 2020.03.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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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외랑둥이'들 "한국어 자음이 속쏙 눈에 들어오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공동대표 방시혁·윤석준)가 24일 자사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위버스'에 공개한 한국어 교육 콘텐츠 '런 코리안 위드 BTS(Learn Korean with BTS)' 에피소드 1을 본 '외랑둥이'들이 호의적으로 응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는 해외 팬을 '사랑둥이'를 변형, '외랑둥이'라고 부른다. 

한국어 교육콘텐츠는 아미팬의 눈높이에 맞춰 이런 식으로 제공됐다. ㄱ: 가자(let's go), ㄴ: 노래 (song), ㄷ: 달려라 방탄, ㄹ: 리더 (leader), ㅁ: 마음, ㅂ: 방탄소년단(bts), ㅅ: 사랑한다(i love you), ㅇ: 아프지 마요(don’t be hurting), ㅈ: 잘 먹고 잘 자요, ㅊ: 추억(memory), ㅋ: 콘서트 (concert), ㅌ: 특별하게(specially), ㅍ: 피아노(piano), ㅎ: 행복(happiness). 

아미팬이 쓰고싶은 단어와 문장이 예시로 들어있어 누구라도 한국어의 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당신들 덕분에 한국어를 빨리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란 팬."(Because of you I will learn korean very soon. #Iran_fan) 등의 외랑둥이들의 반응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 등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자주 쓰는 단어로 한글 자음(ㄱ~ㅎ)을 익히니,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외랑둥이의 글들이 넘쳐난다. 한 트위터리안은 해당 콘텐츠를 보고 직접 노트에 필기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실 한글은 각지고, 딱딱한 어감으로 인해 세계인이 함께 부르는 노래 가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박한 평이 지배적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19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서 아시아 지역의 K팝 경험자들이 K팝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한국어 가사가 어렵고 생소'하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국어 가사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한국어 공부를 하도록 이끌어낸 것이다. '런 코리안 위드 BTS' 에피소드 1도 진의 "많은 분들이 한국어로 저희 노래를 따라 불러주시고"라는 멘트로 시작된다. 

이미 아미를 주축으로 한 K팝 팬들 사이에서는 '아민정음'(아미+훈민정음)이 유행했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는 '음소문자'로 통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통용되는 뉘앙스를 모두 살려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경우에 'yeonseupseng'(연습생)처럼 영어 알파벳을 빌려 한국어 발음을 옮겨 적기도 한다. 이것이 아민정음이다. 이런 K팝 아이돌 문화의 용어를 담은 '케이팝 딕션너리(K pop dictionary)'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도 이미 지난 2018년 2월 미국 빌보드의 표지를 촬영하면서 글로벌 팬들을 위한 짧은 한국어 레슨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세계 아미들이 자신들의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연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를 공개했다. 

"모두 뛰어"를 "Mo-du Twi-uh"로 적고 '에브리바디 점프(everybody jump)'로, "소리-질러"를 "So-ri Jil-luh"로 적고 '메이크 섬 노이즈(make some noise)'로 해석하는 식이다. 이 영상에서 슈가는 평소 한국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인 "밥 문나?"(Bap Moon-Na?·Have you eaten?)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런 코리안 위드 BTS'는 언어 장벽으로 인해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관련 콘텐츠를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글로벌 팬들이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획 된 숏폼(short form) 콘텐츠다. 

기존 빅히트 자체 제작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달려라 방탄(Run BTS!)', 무대 뒤 일상과 공개되지 않은 촬영장 비하인드를 보여주는 '방탄밤(BANGTAN BOMB)', 'BTS 에피소드(BTS Episode)' 등 기존의 팬 콘텐츠를 재구성, 멤버들이 실제 자주 쓰는 표현을 듣고 따라하며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존 K팝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콘텐츠가 일상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런 코리안 위드 BTS'는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이다.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접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 문법, 표현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빅히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어 교육 콘텐츠인 '런 코리안 위드 BTS'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과 허용 교수와 한국어콘텐츠연구소(KOLCI) 연구진이 커리큘럼 개발과 감수에 참여했다. 

이번에 공개된 에피소드 3 제목은 ’잘 지냈어요?‘로 한국어의 인사말과 안부를 묻는 표현을 전달했다.  

1980~90년대 우리나라에서 대세는 영미 팝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KBS FM 라디오 '굿모닝팝스'에서 흘러나오는 영미 팝으로 영어를 공부했다. 그리고 영어권 문화에 대해 알아갔고 세계인과 소통하게 됐다. '런 코리안 위드 BTS'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런 코리안 위드 BTS'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회당 3분 내외로 한편씩 공개된다. 총 30회 방영 예정이다. 위버스 이용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에피소드 1편은 공개 18시간 만인 25일 오전 10시 현재 위버스에만 댓글이 1만2000개가 달렸다. 트위터 위버스 계정에 '런 코리안 위드 BTS'를 소개하는 트윗의 '마음에 들어요'는 13시간 만에 14만1000회를 찍었다. 
  
한류 팬들의 한국어 배우기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아직 한국어는 세계적으로 볼 때 비주류 언어지만 방탄소년단이 한국어 앨범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네 번째 정상을 차지한 것에서 보듯,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달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한국어 영화 '기생충'(2019)이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상 포함 4관왕을 휩쓸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극 중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한 '제시카 송'은 미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기도 했다. 

특히 봉 감독이 미국 내 '기생충' 프로모션에서 통역사 샤론 최가 함께 하면서 한국어의 쓸모를 증명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어느 정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역을 둬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현지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이 잘 발휘돼 현지 사람들의 호감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에 따라 K팝 그룹의 토크쇼 출연에도 한국어 통역이 함께 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업계에서도 나온다. 

소속 그룹의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인 기획사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RM처럼 팀마다 영어에 능통한 멤버들이 있지만, 끼 있는 여러 멤버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미국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으면 매력도가 상승할 것이다. '런 코리안 위드 BTS'를 통해 한국어를 배운 해외 팬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한국어를 더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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