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n번방의 26만명 민낯, 공개되나
상태바
악마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n번방의 26만명 민낯, 공개되나
  • 도시일보
  • 승인 2020.03.31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무원, 학생, 회사원…'박사방 그놈들' 평범한 이웃이었다

미성년자 및 일반 여성 등을 협박하여 성착취 동영상을 찍어 공유한 사건이 대한민국을 분노케하고 있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와 26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면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것. 이들은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회사원과 학생 등인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이 경악했다.  

경찰이 박사방을 이용한 유·무료 회원들이 1만5000명에 달한다는 수사 결과를 밝히자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르고 이를 방관한 사람들이 자기 주변의 이웃일 수도 있다는 우려와 공포감이 커져가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현재까지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박사방 유·무료 회원 1만5000여명의 닉네임을 확보했다. "(방이) 없어졌다가 수차례 재개설된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이 정도로 추산됐다"며 "유료회원 일부가 특정돼 강제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사방에 들어간 회원이 1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경찰 조사 결과 이 중에는 시청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우려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16년 1월 임용된 거제시청 8급 공무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에는 40대 남성 회사원이 "텔레그램 박사방을 이용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영동대로 강남-강북 방향 중간 지점에서 한강에 투신했다. 투신 현장에서 발견된 이 남성의 가방에서는 "박사방에 돈을 넣었는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남성이 이날 오전 2시47분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에 돌입했지만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주빈의 후계자로 알려진 '태평양' A(16)군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 역시 대학생 시절 학보사 편집국장으로 활동하고 봉사단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등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으로 자신을 감춘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심지어 조주빈은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수도권 소재 A봉사단체에서 '장애인 지원팀' 팀장을 맡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인천지역에서 보이스피싱·마약사범 신고 등 5차례 범인 검거에 기여하며 경찰로부터 보상금 총 140만원과 감사장을 받은 이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 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스스로를 박사로 칭하며 피해 여성들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76명으로 이 중 미성년자는 16명이다. 

조주빈에게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아동음란물제작) 및 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개인정보 제공),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가 적용됐다. 

조주빈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취재진 앞에 선 자리에서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보이후드 팝' 투어스, 데뷔 앨범 40만장 넘겨
  • 활짝 핀 벚꽃 '찰칵'
  • 장흥 하늘빛수목원 튤립축제 4월5일 개막
  • 서울대공원, 내달 5~7일 벚꽃축제 진행
  • 4월 아파트 분양... 전년比 2배 넘게 증가
  • 노란 물결 속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