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인수한다. 이에 빙과 시장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그 동안 빙과업계는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아이스크림 이렇게 빅4 체제였다. 이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사실상 한 회사가 되면서 롯데제과와 빙그레 2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어 빙그레는 롯데제과를 제치고 아이스크림 부문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시장조사업체 닐슨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29%, 빙그레 27%, 롯데푸드 16%, 해태아이스크림 15% 순이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한 회사가 되면 단순 계산으로 점유율 42%가 된다. 압도적 시장 지위를 갖게 되는 셈이다.
다만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주식 100%를 인수하면서도 브랜드 상징성을 고려해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기에 표면적으로는 빅4 체제가 계속 된 것처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생기면서 빙그레와 롯데가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빙그레는 2018년 4월 내놓은 슈퍼콘을 성공시키며 그해 3.6%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롯데제과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혔다.
빙그레가 더 기대하는 건 유통 구조 개편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다. 빙그레 빙과 부문과 해태아이스크림 간에 발생하는 중복 비용을 줄이고, 빙그레가 기존에 보유한 공장과 해태아이스크림 광주·대구 공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생산·유통에서 더 큰 화학작용이 낼 수 있을 거라는 시각이다.
빙그레의 메로나·투게더·붕어싸만코, 해태아이스크림의 부라보콘·누가바·바밤바 등 빅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두 회사가 협업을 통해 만들어낼 신제품에도 관심이다.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인수 사실을 알리면서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4월1일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했다.
1일 오전 10시19분 현재 빙그레는 전일 대비 1만4400원(29.88%) 오른 6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해태제과식품도 23.01% 급등한 8830원에 거래 중이다.
빙그레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해태제과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 주로 인수 금액은 1400억원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가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해태제과는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을 부채 상환과 과자 공장 신규 설비에 사용할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