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러 소설가 이준영 신작 '파라미터O'

]이준영 작가 "낮에 제약회사 연구원·밤엔 SF 소설가"

2021-01-25     도시일보

최근 SF장편소설 '파라미터O'를 펴낸 이준영 작가는 투잡러이다.

낮에는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일하고 여가 시간에 쓰는 글을 써서 소설가가 됐다. 주경야작(晝耕夜作)을 성공시킨 SF작가인 셈이다.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었던 건 "즉흥적으로 쓰기보다는 이야기 뼈대를 대강 잡아두고 쓰는 편"이이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어떤 소재가 떠오르면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살을 붙여 이야기를 구상한다. 이야기 뼈대를 잡고 나면 글로 쓰기 시작한다."

여건상 발로 뛰는 취재가 어렵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조사를 병행했다. 다행히 '파라미터O'의 배경은 완전한 상상 속 세상이기 때문에 큰 제약은 없었다고.

'파라미터O'는 인터넷을 통한 연재를 우선한 다음 단행본으로 엮어내는 최근 유행하는 출판방식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이 작가는 "작품을 집필하면서 방향성이나 완성도를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간혹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독자분들의 응원을 받으면 다시 힘을 내서 완결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작가는 연재 중 작품의 방향성 때문에 혼란스럽고 눈앞이 캄캄했던 적이 있었다며 "저 자신도 그런 응원의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첫 장편을 완성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준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파라미터O'는 방사능으로 대기가 오염된 지구에 살아남은 최후의 인류와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AI) 로봇, 기계종들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편의에 의해 제작된 로봇이 아닌 자의식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는 부분, 지구상 최후의 인류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들, 인간과 이 로봇들과의 관계 등이 개별적으로 또 하나로 어우러진 신선함을 전한다.

이준영 작가는 기계종이라 칭한 로봇 캐릭터에 대해 "인간의 피조물로서보다는 외계인 같은 제2의 지성체 종족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 가까웠다. 그들 고유 문화를 가진 독립된 종족으로서의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신화적 요소도 숨어있다. 이에 대해서는 "신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SF가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작품을 쓸 때 '먼 옛날 인간을 창조한 누군가가 실재했다면,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주인공 조슈의 이름 역시 예수에서 따 왔고, '가야'라는 캐릭터는 그리스 신화의 '가이아'에서 따 왔다. 어쨌든 끝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니까"라고 답했다.

독자들이 신작에 재미를 표하며 호응을 보내주는 것에 대해서는 "삶의 목표를 고민하는 조슈의 모습에 공감해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삶의 목표라는 소재는 무겁기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소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준영작가는 "독자분들이 조슈와 등장인물들의 고뇌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면 저는 행복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