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퇴근 후에 업무지시? 갈길이 먼 대한민국 직장인

워라벨이 없는 직장인은 10명 중 6명... "퇴근했는데 업무지시 받았다"

2020-03-16     도시일보

최근 주52시간제도와 워라밸 강조 등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착되진 않았다. 근로환경 전반에 걸쳐 업무 외 시간을 보장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널리 퍼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서 직장인 1714명을 대상으로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무려 59.3%가 ‘받은 적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 10명 중 약 6명꼴이다. 2018년 조사(76%)보다 16.7%p정도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과반수가 퇴근 후에도 업무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재직 중인 기업 형태별로는 중견기업(60.5%), 중소기업(59.2%), 대기업(57.2%) 순으로 퇴근 업무지시를 받은 비율이 높았다.

일주일 중 퇴근 후 업무지시 빈도는 평균 2.8회에 달했다. 근무일수(5일) 기준으로, 3일은 퇴근 후에 업무지시를 받은 것. 업무지시 빈도는 2018년(2회)보다 오히려 0.8회 증가했다.

재직 기업 형태별로 보면, 대기업(3.2회), 중견기업(2.9회), 중소기업(2.6회) 순으로 횟수가 많았다.직급별로는 임원급과 과장급이 3.5회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부장급(2.9회), 대리급과 사원급(2.4회)의 순이었다. 

퇴근 후 업무지시에 대한 대응은 과반 이상인 66.7%가 ‘선별해서 대응한다’고 답했으나, ‘바로 처리한다’는 응답도 10명 중 2명 이상(21.5%)이었다. 이밖에 ‘무시한다’(7.1%), ‘다음날 처리한다’(2.4%), ‘회사로 출근한다’(2%) 등이 있었다.

퇴근 후 업무지시로 인한 스트레스 강도는 평균 6.9점으로 집계됐다.구체적으로는 ‘10점’(27%), ‘5점’(15.8%), ‘8점’(13.8%), ‘7점’(13.3%) 등의 순이었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46.4%가 8점 이상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심한 직장인들이 많았다.

혹시 주52시간제 근무제 시행이 퇴근 후 업무지시가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을까?

12.4%만이 주52시간제 근무제 시행으로 ‘퇴근 후 업무지시가 줄었다’고 밝혔다. 제도가 시행된 지 2년 째임에도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한편, 업무시간 외에 업무 관련 지시 등 연락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일명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이 4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퇴근 후 업무지시를 받아본 직장인의 10명 중 8명(80.5%)이 ‘해당 법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이 연내 통과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76.3%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