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맥도날드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새로나온 세트메뉴가 대박을 터트렸다.
바로 약 50개국에서 판매하는 '더 BTS 세트'가 주인공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론칭한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 주인공으로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내세웠다. 방탄소년단이 '2021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4관왕에 오르며 글로벌 영향력을 뽐내고 있는 만큼 맥도날드의 새 세트메뉴도 소위 대박을 쳤다.
최근, 서울 삼섬동 맥도날드 코엑스점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BTS 세트를 맛보기 위해 매장을 찾은 손님이 가득했다. 코엑스점은 직장인이 즐비해 점심 때 주문이 많은 편인데, 오픈 전부터 손님이 몰려와 방탄소년단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매장은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 상징인 보라색 풍선 장식으로 가득했다. 무인 주문기를 통해 BTS 세트를 주문하자, 5분 내에 나왔다. BTS 세트는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이 좋아하는 메뉴로 구성했다. 치킨 맥너겟 9~10조각, 감자튀김(M)과 콜라(M), 디핑소스 두가지다. 신곡인 '버터'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노래가 매장에 울려퍼졌다.
콜라 컵과 치킨 너겟 패키지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꾸몄다. 한글로 '보라해'라고 적혀 있다. 멤버 뷔가 2016년 11월 팬미팅에서 팬 이벤트에 감동, '보라해'라고 한 뒤 유행어가 됐다. 방탄소년단과 팬 사이 애칭이다. '사랑해' 대신 '보라해'라고 한다. 디핑소스 포장지에는 영어와 함께 '스위트 칠리' '케이준'이라고 한글이 적혀 있다. 전 세계에 한글이 적힌 디핑소스도 판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맥도날드 크루(종업원)들은 방탄소년단 한글 자음으로 꾸민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티셔츠 왼쪽 가슴 부위에 방탄소년단, 맥도날드 로고와 함께 'ㅂㅌㅅㄴㄷ' 'ㅁㄷㄴㄷ'라는 한글 자음이 새겨져 있다. 49개국 크루 모두 이 티셔츠를 입고 BTS 세트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가 세계 매장에서 유명 인사와 협업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9월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 세트 메뉴를 선보였지만 미국에서만 판매했다. BTS 세트는 전날 미국, 캐나다, 브라질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6개 대륙 49개국에서 다음달 20일까지 맛볼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 맥딜리버리를 통해서도 주문 가능하다.
20대 여성 A씨는 "어제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BTS 세트' 광고를 보자마자 오픈 시간에 맞춰 달려왔다"며 "이전에 영국 엠블리 스타디움에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러 갔을 때가 생각난다. 세계 팬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를 때 감격했는데, 전 세계에 BTS 이름으로 한국어가 적힌 세트를 판매한다고 하니 뿌듯하다"고 귀띔했다.
해외 팬도 눈에 띄었다. 러시아 여성 2명은 BTS 세트를 맛보며 행복해했다. "BTS세트라고 하니 더 맛있다"며 "러시아에서는 출시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맛보게 돼 기쁘다. 러시아에도 방탄소년단 팬들이 엄청 많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도 BTS 세트 인증샷이 쏟아졌다. 한 고객은 "전날 미국에서 BTS 세트를 먹었다"면서 "퇴근하자마자 맥도날드 매장에 갔는데, 내 앞에 10대 소녀들이 줄 서 있었다. 오후 5시10분이 되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주문하기 시작했다. 키오크스 화면에 BTS 메뉴 안내 화면이 가득 떠 인상 깊었다. 살면서 이런 순간을 또 언제 만날까 싶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어제 미국 등에서도 반응이 엄청 뜨겁다"며 "신메뉴가 아니라서 아쉬운 소비자도 있겠지만,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은 스타가 좋아하는 메뉴로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으며 BTS 세트를 맛있게 즐기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