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흑호(黑虎)의 해, 호랑이에 대한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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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흑호(黑虎)의 해, 호랑이에 대한 TMI
  • 도시일보
  • 승인 2022.01.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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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 '흑호(黑虎)의 해', 나쁜 기운 액 막는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밝았다. 천간(天干)의 아홉 번째 글자인 '壬(임)'이 검은색에 해당된 이번 해는 검은 호랑이(黑虎) 해이다. 

새해를 맞아 호랑이와 관련한 다양한 풍속과 오랫동안 우리 삶과 함께해온 호랑이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 알아볼까. 

◆호랑이, 500년간 우리나라 전역서 살아...1922년 경주가 마지막

15~20세기 초 500년간 호랑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 호랑이가 발견된 공식기록은 1922년 경북 경주가 마지막이다. 대덕산에서 1마리가 사살된 이래 호랑이가 나타난 적은 없다.

단군신화에서부터 태초 한반도에 호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만큼 우리 민족과 깊은 관련이 있는 호랑이는 예로부터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 액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특히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 등은 모두 호랑이의 용맹함에 기대어 액을 물리치고자 했던 조상들의 풍속이었다.

우리나라는 호담국(虎談國)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랑이 이야기가 많다. 호랑이 출몰을 외적의 침공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호랑이가 많았던 나라다. 호랑이에게 당하는 재앙과 사고인 '호환(虎患)'을 단순 사고가 아닌 신(神)에 의한 운명적 사건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산제(山祭)를 정성껏 지내지 않으면 호환을 당한다는 등 호랑이에 의한 피해를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사실로 여긴 것이다. 

이같은 생각들은 호랑이를 두려움과 존경의 이중적인 대상으로 만들었다. 이런 감정들이 모여서 마침내 호랑이를 신성한 존재로 인식하게끔 했다.

◆호랑이, 백수의 왕...용맹 슬기로움 고독과 은둔의 상징

민간에서 호랑이는 백수의 왕이자 용맹함과 슬기로움, 고독과 은둔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산신령의 수호자이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산신령으로 통하는 영물이기도 하다. 동시에 성격이 사나우며 급하고,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약 120년 전에 출간된 여행기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1897)'에서 저자 비숍(1831~1904)은 "조선 사람들은 반 년 동안 호랑이 사냥을 하고, 나머지 반 년 동안은 호랑이가 조선 사람을 사냥한다"고 하며, 조선에는 많은 수의 호랑이가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호랑이와 관련해 '한국구비문학대계'에서는 1000건 이상의 설화를, '조선왕조실록'에서는 700건 이상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구술과 기록으로 대표되는 두 문헌에 나타난 방대한 호랑이 흔적은 오랫동안 호랑이가 우리의 삶과 함께했다는 증거다. 기우제에 호랑이 머리를 사용했다' '호환이 있었다'는 기록과 더불어 어려운 일, 힘을 상징하는 일 등에 비유됐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놓고 호랑이와 곰이 경쟁을 벌여 곰이 승자가 됐다. 그러나 우리 민속에서 호랑이는 곰보다 월등하게 많이 등장한다. 이는 구술과 기록에 나타난 수많은 호환의 흔적으로 유추해보면,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호랑이는 우리 문화에서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를 잡는다.

호랑이를 신으로 삼고 제사를 지낸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 호랑이를 산군(山君)이라 부르며 무당이 진산(鎭山)에 도당제를 올린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 등 호랑이는 우리 땅에서 산신, 산군, 산신령 등으로 불리며 신으로 섬겨져 왔다.

◆신령스러운 존재에서 친숙한 동물로...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로 인기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한국민속상징사전: 호랑이 편'에 따르면,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호환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냈다. 범굿은 호탈굿이라고도 한다. 호탈은 한지에다 물감으로 범의 안면과 몸뚱이를 그려서 사람이 이 범의 껍질을 입고, 짚으로 방망이를 만들어 범의 꼬리가 되게 만든 것이다.

호랑이에게 잡아 먹힌 시체를 찾기 위해, 호랑이에게 물려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호환을 예방하기 위해 범굿을 했다. 호환을 입은 일이 있는 마을의 별신굿에서는 반드시 범굿을 해야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경상북도 포항의 '강사리 범굿'을 들 수 있다.

신령스러운 존재였던 호랑이는 현대에 이르러 친숙한 동물이 됐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경로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등으로 활용됐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 호랑이가 엠블럼 형태로 부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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