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연극 '터칭 더 보이드'로 활동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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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연극 '터칭 더 보이드'로 활동 재개
  • 도시일보
  • 승인 2022.07.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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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설산 오르는 산악인 변신…"더 나은 배우 되겠다" 눈물

 

배우 김선호가 연극 '터칭 더 보이드'로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리며 "점점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눈물을 쏟았다. 지난해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이후 9개월 만의 공식 석상이다.

김선호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터칭 더 보이드' 기자간담회에 앞서 홀로 먼저 등장했다. 긴장한 모습으로 목이 멘 그는 물을 연신 들이켰고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인사를 먼저 하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나왔다. 긴장이 돼 말을 두서없이 할 것 같아 종이에 적어왔다"고 울먹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드리는 게 너무 송구하고 죄송하다.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면서 이 연극을 만들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누가 되는 것 같아 다시 한번 팀에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일단 여기에 와주셔서 감사하고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그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제 부족한 점을 많이 반성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점점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선호는 지난해 10월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전 여자친구가 온라인에 게시한 글로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출연 중이거나 예정했던 작품에서 하차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그 뒤 그는 영화 '슬픈 열대' 촬영을 진행했고, 이번 연극으로 활동을 본격 재개했다.
'터칭 더 보이드'는 1985년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의 서쪽 빙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생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냉혹한 대자연에 갇힌 공포와 이를 이겨낸 생의 투지를 그린다. 동명의 회고록과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됐으며, 연극으로는 2018년 영국에서 초연됐다. 한국은 이번이 초연이다.

 

김선호는 조난사고로 설산에 고립된 주인공 '조' 역을 맡았다. 신성민, 이휘종이 같은 배역을 맡아 번갈아 연기한다.

김선호는 복귀작으로 택한 이유로 "작품이 일단 좋았다. 오래전에 이미 제안을 받았고, 신성민 배우를 통해 다시 한번 읽게 됐다. 영화, 연극을 구분해서 생각하진 않았고 좋은 동료들과 같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했다"며 "공백 기간엔 잘 추스르며 건강해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거대한 설산을 배경으로 조난 상황을 그려내는 만큼, 무대는 경사진 형태로 구현됐다. 산에서 떨어지는 얼음은 소리와 조명, 흩날리는 눈발은 영상으로 표현됐다.
김선호는 "무대가 경사면이다. 이를 연습실에 들여놓을 수 없어서 엎드려서 연습했고, 그 과정이 너무 행복했고 즐거웠다. (산악 관련)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얘기를 듣고 공부하는 매 순간이 제겐 연기 공부가 돼 소중했다"며 "다큐멘터리도 봤다. 글로만 상상했던 것과 실제 인물의 감정이 다른 지점도 있었다. 산악인들은 순수하게 산을 좋아하고 바라보더라. 그 순수함을 극대화하고자 고민하며 집중했다"고 밝혔다.

극 중 가장 와닿은 대사도 꼽았다. 그는 "'왜 오르냐가 아니라 왜 오르지 않냐고 물어야지'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를 읽으며 삶이라는 게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질문이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의 메시지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며 대본을 봤다"고 돌아봤다.

신성민은 "김선호 배우와 전 작품을 함께해 인연이 있었고, 이 작품 제안을 받은 걸 알고 있었다. 배역에 어울리고 잘 할 것 같아 한번 더 읽어보길 권했다"며 "저는 대본을 처음 읽고 고생을 많이 할 것 같아 고민했는데 세 번쯤 읽었을 때 조의 첫 등장신의 한 대사가 훅 들어오더라. 그래서 용기있게 선택했다. 극으로 들어가 상황에 최대한 집중하려 했다. 제가 무대에서 연기하듯, 산에 가는 게 숨쉬는 것처럼 당연하듯 그렇게 다가갔다"고 말했다.

산악 장면을 연기하는 만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고도 했다. 이휘종은 "공연이 끝나면 몸이 아플 정도로 힘들다. 저는 멍이 좀 많이 들더라. 바람막이 옷을 입고 있는데 땀도 많이 나고 정말 덥다. 하지만 저희는 동상이 걸릴 정도로 영하에 있는 상황이다. 산의 온도를 상상하며 실제적인 모습을 열심히 탐구했다. 산악인으로 보이고자 계속 노력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극 '킹스 스피치', '환상동화', 뮤지컬 '데스노트', '젠틀맨스 가이드' 등의 스타 연출가인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김 연출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작품이었다"며 "인물들의 삶, 무언가에 닿으려고 하는 의지가 우리에게 필요하고 누군가 한 명에게라도 닿는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밤에 조난하는 꿈을 꿀 정도로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산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건 한계가 있었고 소리나 빛 등 공감각적으로 무대에서 상상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으로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며 "무대 디자인도 수십번 고쳤다. 중간에 단절된 상처 같은 홈이 있는데, 떨어진 조처럼 위태로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본에선 공허의 소리를 강조하는데, 자연 속 고립돼있는 느낌을 음향을 통해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와 함께 시울라 그란데를 등반한 '사이먼' 역은 오정택과 정환이 맡았다. 조의 원정을 되짚고 그에게 힘을 주는 존재인 누나 '새라' 역은 이진희와 손지윤이 연기한다. 조와 사이먼의 긴박한 원정기를 들려주는 원정 베이스 캠프 매니저 '리처드' 역은 조훈과 정지우가 출연한다. 오는 9월 18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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