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마틸다' 주역 4명 "하늘을 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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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마틸다' 주역 4명 "하늘을 나는 기분"
  • 도시일보
  • 승인 2022.08.3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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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마틸다' 임하윤·진연우·최은영·하신비 "하늘 나는 기분"

 

"자, 손 모아! 하나, 둘, 셋 파이팅!"

고사리 같은 손이 하나둘 책상 위에 차곡차곡 포개졌다. 한 달여 남은 뮤지컬 '마틸다'의 첫 공연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친 직후였다. 

네 소녀는 다짐을 되새기듯 우렁찬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더니, 꺄르르 웃으며 곧바로 장난기 어린 얼굴로 돌아왔다. 인터뷰 내내 "떨린다"고 입을 모았지만, 반짝이는 눈으로 답변하는 네 소녀는 씩씩하고 당당한 '마틸다'였다.

2018년 초연 이후 4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마틸다'가 오는 10월5일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2대 마틸다인 임하윤(9), 진연우(11), 최은영(10), 하신비(9)를 지난 29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극장 연습실에서 만났다.

130㎝ 정도 키에 10살 내외의 작은 소녀인 마틸다를 찾기 위한 여정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평균 연령 11세의 약 900명이 지원했고, 지난 3월까지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20명의 아역 배우가 뽑혔다. 그 과정에서 마틸다에 가장 어울리는 주역 4명과 학교 친구들이 결정됐다.

4월 오디션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곤 "너무 행복했다"고 네 소녀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결과가 믿어지지 않아 그 자리에 멍하니 있거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손으로 날갯짓하며)정말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최은영) "뿌듯하고 저 자신이 자랑스러웠죠. 설렜어요."(임하윤) "그 순간 말이 안 나왔죠. 몇초 후엔 기뻐서 눈물이 났어요."(하신비) "발표가 미뤄지면서 계속 긴장했는데, 합격을 듣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기절할 뻔했어요."(진연우)

 

하신비와 임하윤은 이번 작품이 뮤지컬 데뷔다. 하신비는 '빌리 엘리어트'에 앙상블로 출연한 언니가 무대에서 박수받는 모습이 멋져 보여 지원했다. 발레는 5살부터 해왔지만 연기는 처음이다. "저도 박수를 받아보고 싶었어요. 마틸다 역은 평생 한 번만 할 수 있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더 기쁘고 이 작품이 소중해요." 

드라마와 방송 등으로 연기 경험이 있는 임하윤은 "뮤지컬 무대가 어떨지 궁금하다"고 했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꿈이라고 생각될 때도 있어요. 뮤지컬은 방송과 다르게 저를 보러와 준 분들이 눈앞에 있어서 더 떨리지만 이겨내면 뿌듯할 것 같아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출연했던 최은영과 '괘방령' 등에 참여한 진연우도 대극장 무대 주연으로 나서는 데 설레했다.

"제가 모두를 이끌어나간다는 생각이 커요. 사실 어둠을 무서워하는데, 마틸다는 혼자 있을 때 암전되거나 어두운 장면이 많아요. 무서워하면 안 되기에,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에요."(최은영) "뮤지컬을 정말 좋아해요. 어리다 보니 조금밖에 출연을 못 했는데, '마틸다'는 다르잖아요. 어린 소녀가 큰 무대의 주인공이에요. '작지만 위대한 영웅'이라는 말이 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주인공으로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진연우)

"연기가 제일 재밌지만,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또렷한 발성을 위한 발음 교정 수업부터 연기, 노래, 안무 등 연습을 이어왔다. A4 1페이지가 넘는 긴 독백은 물론 천재 소녀인 만큼 어른들이 쓰는 어려운 말들도 척척 소화해야 한다. '빌리 엘리어트'가 발레,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인다면 '마틸다'는 대사와 노래에 더 집중돼있다.

"마틸다 대사가 엄청 많아요. 머릿속이 대사로 꽉 차있죠.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릴까봐 걱정도 조금 되긴 해요.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죠. 힘들지만 재밌어요. 조금씩 발전하는 걸 느껴요."

 

긴장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비법도 알려줬다. 진연우와 최은영은 스스로 '마틸다'라고 되뇐다. "가끔 힘들 때, 마틸다라고 생각하면 힘을 얻어요. 관객들에게 마틸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죠."

임하윤도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생각한다. 즐기고 오자고 스스로 속삭이면 파이팅할 힘이 생긴다"고 했고, 하신비도 "'나는 할 수 있어. 자신 있어' 조용히 다짐하면 힘이 난다. 발레 콩쿠르 때도 그렇게 해왔다"고 전했다.

극 중 만 5살 소녀인 마틸다는 책을 좋아하고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어른들에게 맞서는 용감한 소녀다. 사물을 움직이는 초능력으로 악당 트런치불 교장을 혼내준다. '이건 옳지 않아!'라는 대사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진연우는 "마틸다가 어떤 캐릭터인지 이 한 문장이 말해준다. 겉으로는 무표정에 차갑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은 따뜻한 친구"라며 "잘못된 걸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저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영은 '그 누구도 나 대신 해주지 않지. 내 손으로 바꿔야지 나의 이야기. 때론 너무 필요해 약간의 똘끼' 대사를 꼽았다. "마틸다가 6~7살쯤 나이잖아요. 그런데 용감하게 스스로 미래를 바꿔나간다는 게 감동적이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 면이 비슷해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임하윤과 하신비도 마틸다에 공감했다. 임하윤은 "자고 일어난 후 사자머리가 되는 것도 같다"며 "그 누구도 나 대신 해주지 않는다는 말이 가장 좋다. 그 누구도 저 대신 마틸다를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신비도 "저는 쑥스러움이 많은데 마틸다처럼 당당하고 용감해지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내년 2월 말까지 5개월간 이어진다. 앞으로 배우를 꿈꾸는 네 소녀는 공연을 마친 후엔 "마틸다처럼 어른스러워져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틸다'라는 작품은 11살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이에요.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온 보답 같아요."(진연우)

"이 작품은 제 마음 안에 있는 어떤 작은 공간을 꽉 채워주는 기분이죠. 바로 행복으로 채워지는 공간이에요. 공연하며 어려운 말들도 배워서 아는 게 많아질 것 같아요."(최은영)

"저는 장난꾸러기인데, 조금은 어른스럽게 변해있을 것 같아요. 불타오르게 연습할 테니까 많이 보러와 주세요!"(임하윤)

"남은 한 달 동안 진짜 열심히 연습할게요. 공연이 끝나는 날엔 지금보다 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제가 돼 있을 거예요."(하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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