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에 집중호우까지 겹치면 시장 침수는 시간문제요."
5일 오후 전남 여수 교동시장이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에 대비, 상인들이 퇴근준비로 분주하다. 추석 대목을 앞둔 상인들은 최근들어 퇴근 시간까지 미루며 장사에 열을 올렸지만 이날만큼은 수산물을 정리하는 손길이 더 분주했다.
대형 태풍 힌남노가 여수시와 최근접할 것으로 예보된 6일 오전 5시가 남해안 만조시간(오전 5시5분)과 겹치면서 시장침수 상황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만조에 따라 시장을 가로지르는 연등천의 수위가 높아지는데 같은 시각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하천 범람에 따른 하수관 역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상인들은 비교적 고가인 낙지와 문어 등을 단단한 벽 쪽에 설치된 수족관으로 옮기면서 대비책 마련에 분주했다.
한 상인은 "모든 수산물을 작은 수족관에 옮겨 보관할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가판 위 빨간색 대야에 가득 담겨있는 바지락 등은 연등천 범람에 따라 하수관이 역류해 시장이 침수될 경우 떼죽음을 당할 위기다. 설상가상 시장 지표면이 해수면과 거의 비슷한 높이라 침수 피해가 날 경우 배수도 어렵다.
28년째 교동시장에서 수산물을 팔아온 윤모(68·여)씨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이후로 시장 침수를 걱정한 것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윤씨는 "매미 때는 파도도 높이 쳐서 방벽을 넘어 물이 들어오기도 했는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하수관이 역류해 시장이 물바다가 되는 것"이라며 "집중호우가 가장 큰 변수인데 부디 많은 비가 오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맞은편에서 건어물을 팔고 있는 김모(52)씨도 "대목을 앞두고 태풍이 와 상인들 모두가 울상이다"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등천까지 범람한다면 올 추석은 정말 최악일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힌남노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 410㎞ 해상에서 시속 24㎞로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0h㎩(헥토파스칼), 강풍반경은 430㎞, 최대풍속은 초속 50m(시속 180㎞)로 '매우 강' 단계다. 6일 오전 5시 전남을 지나는 힌남노의 풍속은 최대 초속 60m, 예상 중심 기압은 950h㎩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