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씨들' 남지현, "인경이와 비슷하다"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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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씨들' 남지현, "인경이와 비슷하다" 느껴
  • 도시일보
  • 승인 2022.10.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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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호불호 갈린 남지현, 정서경 작가의 신뢰

 

탤런트 남지현(27)은 tvN 종방극 '작은 아씨들' 캐릭터 호불호가 갈렸을 때 기 죽지 않았다. 그 동안 로맨틱 코미디물로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주위에서 '시청자 반응에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미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세 자매 중 둘째인 '오인경'(남지현)은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었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신념과 정의감이 빛났다. 아역 출신인 남지현은 데뷔 후 줄곧 아기 같은 목소리에 호불호가 갈리곤 했는데, 이번엔 기자 역을 맡아 발음에 더욱 신경 썼다. 인경이 끝까지 신념을 발휘한 것처럼, 남지현 역시 꾸준히 단점을 개선해 호응을 얻었다.

"발음과 목소리는 오랫동안 노력한 부분이다. 내가 원하는 만큼가기까지 과정에 있다. 극 중 리포팅하는 부분은 따로 배웠는데, 단기간에 습득해 보여주기에는 짧은 시간이어서 50% 정도밖에 못 한 것 같다. 정보 전달하는 대사가 많아서 신경 썼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서 더 고치고 싶다. 기본적으로 내 목소리를 모니터링할 때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어떤 느낌으로 했는지 기억해 '이렇게 나오는구나. 목소리 톤이 조금 더 떨어졌으면 좋겠는데···'라며 연구하곤 했다."

이 드라마는 가난하지만 우애있게 자란 세 자매 '오인주'(김고은)·'인경'(남지현)·'인혜'(박지후)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한 가지를 쫓는 사람이 있을까? 드라마 같은 캐릭터가 아닐까?'라는 의문도 컸다. "인경은 어떻게 보면 대단한데 '답답할 수 있겠다' 싶었다.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도 "인경은 앞뒤 가리지 않고 전진하지 않았느냐.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인경이 인주와 대화에서 '난 어렸을 때 그냥 도둑이 됐어. 모두 부자인데, 나만 부유하지 않을 때 한 번도 훔친 적이 없는데 도둑이 됐다'고 얘기하는 신이 있다"며 "그때 인경은 돈에 관한 경계심이 커졌고, 돈에 집착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인생에서 돈이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돈이라는 존재에 비협조적인 셈이다. 초반에는 인경이 무모하고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사건을 끌고 갔다. 세 자매가 원가를 무너뜨리는데, 인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작은아씨들은 영화 못지 않은 영상미와 빠른 전개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시청률 1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으며 종방한 비결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아가씨'(2016) 정서경 작가와 드라마 '왕이 된 남자'(2019) '빈센조'(2021) 김희원 PD가 만들었다. 특히 정 작가가 보여준 신뢰 덕분에 캐릭터를 끝까지 밀고 갈 수 있었다.

 

남지현은 "작년 10월께 첫 미팅에서 작가, 감독님이 공통적으로 얘기한 게 있다. '인경이 캐릭터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어느 한 곳에 치우치는 캐릭터가 아니라, 가운데서 왔다 갔다 해 누군가한테 제안하기가 미안하다'고 했다"면서 "'제가 어떻게 됐을까요?'라고 물으니 '일단 좀 믿음직했다'고 하더라. '보고 있으면 바른 쪽으로 갈 것 같아서 인경이한테 잘 맞을 것 같다'고 한 게 인상 깊었다. '제일 필요한 건 '신뢰'라는 감정이구나'라고 생각하고 극본을 더 깊게 봤는데, 왜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작가님은 시놉시스가 없다. 처음에 1~4부 극본만 받았는데, 지문에 '우리는 공감적인 인영의 모습을 처음 본다'라고 써 있더라. 작가님은 시청자를 고려해서 쓴 건데, '우리라는 인물이 어디에 등장했지? 내가 놓쳤나?' 싶었다"며 "전체적으로 소설책, 연극 극본 같았다. (김)고은 언니와 얘기했을 때도 '대사가 많고 극적인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정서경 작가님 만의 색깔이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귀띔했다. "싱가포르 촬영 때 난 분량이 없어서 국내에 있었는데, 작가님이 '밥 먹자'고 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작가님이 초반부 편집본을 본 상태였는데, '생각한 것보다 인경이의 이런 면이 더 생겨난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세 자매는 가난 앞에서 죽음의 공포까지 느꼈다. 가난의 현실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캐릭터에 충실했다"고 답했다. "드라마에서 가난을 절망적으로 이야기하진 않는다. 굉장히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부분"이라며 "세 자매가 가난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지 않느냐. 작가님도 가난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았고, 세자매도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로서 의견 표출하는데 두려움을 느끼진 않았다"며 "100%를 다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작가님이 가난을 다양하게 다뤄 연기하는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심리학 표면 정도만 배웠다. 나 자신을 아는 데 도움이 많이 돼 연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캐릭터 분석하는데 특별하게 쓸 수는 없지만, 정신질병을 앓거나 특수성이 있으면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 평소에는 인생 경험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남지현은 2004년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데뷔했다. 성인이 된 후 '쇼핑왕 루이'(2016) '수상한 파트너'(2017) '백일의 낭군님'(2018) '마녀식당으로 오세요'(2021) 등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작은아씨들은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국가 대표선수들이 모인 것 같았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삐거덕 거리지 않았고, 가장 좋은 본보기로 남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 '로맨스 이제 안 하는거냐'고 하는데,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 '어떤 걸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차기작을 고르고 있다"고 했다.
    
"난 빠르게 갈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역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고, 성인이 됐을 때 주위에서 '어떻게 내 커리어를 채워갈 것인가'를 두고 얘기를 많이 했다. 그 때 선택한 게 '천천히 한 발씩 나아가자'였다. '나중에 뒤돌아보면 멀리 와있겠지. 믿고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점점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답답할 수 있지만 쌓아온 시간이 견고하면, 원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후회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래서 '인경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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