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흔들리는 시장물가 "사는 사람이 없어요"
상태바
코로나19에 흔들리는 시장물가 "사는 사람이 없어요"
  • 도시일보
  • 승인 2020.03.03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여파에 외식·꽃·여행 수요 둔화…0%대 저물가 또 오나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은 물가에서도 영향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일부 품목의 소비자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

세계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인해 거리의 사람들은 행적을 감췄고 수요도 위축될 만큼 위축된 상태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물가 상승률 역시 당초 당국의 예상인 1%대 초·중반에서 안정적으로 머물지 못하게 되리란 전망이 나왔다. 다음달 중 국제유가의 급락세까지 반영되면 지난해에 이어 0%대 저(低)물가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처에서 내놓은 '2020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80(2015년=100)으로 측정되어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두 달째 1%대를 이어간 것이다. 물가 상승률은 2018년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간 1%를 웃돌다가 지난해에는 매월 그에 미치지 못했었다.

다만 상승 폭이 전월(1.5%)보다 축소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비, 해외여행비, 꽃(생화) 가격 등이 하락했던 영향으로 통계 당국은 분석했다.

외식비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0.7%인데, 이는 2013년 7월(0.7%) 이후 최저치다. 외식비 상승률이 0%대에 머무른 것은 2013년 2월(0.9%) 이후 지난 1월(0.7%)에 이어 처음이다. 정부의 복지 정책 영향에 학교급식비(-57.9%)가 크게 하락했고, 생선회(-2.1%) 가격도 내렸다. 이와 함께 피자(0.0%), 도시락(0.0%), 국산차(0.2%), 해물찜(0.5%), 오리고기(0.9%), 커피(0.9%), 소주(0.9%) 등이 0%대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의 수요가 줄면서 식자재로 사용되는 일부 농·축·수산물 가격도 내렸다. 마늘(-23.8%), 생강(-23.1%), 고구마(-22.8%), 감자(-19.8%), 고춧가루(-15.1%), 콩(-14.2%) 등이 대표적이다. 수박(-38.5%), 복숭아(-23.7%), 참외(-27.3%), 배(-18.9%), 귤(-16.9%) 등 일부 과일값도 하락률이 높았다.

감염병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외부 활동을 줄이는 경향이 외식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외식비는 통상 인건비 등이 반영되는 연초에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엔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외식비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0%로, 같은달 기준 2019년(0.2%), 2018년(0.4%), 2017년(0.3%), 2016년(0.3%) 등보다 낮다.

해외단체여행비는 하락된 수치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8.9%의 수준이다. 콘도이용료(-5.6%), 호텔숙박료(-3.4%) 등도 하락세였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본격화되기 전과 비교하면 각각 -5.8%, -9.5%, -3.8% 등으로 나타난다.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한 품목 중에는 국제항공료(-4.2%)도 있다.

외식비와 해외단체여행비 등은 상품이 아닌 서비스 물가로 잡힌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0.4% 올랐는데, 이는 1999년 12월(0.1%)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등학교납입금(36.2%), 이러닝이용료(-17.1%), 병원검사료(-14.2%), 보육시설이용료(-5.1%) 등이 하락한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결과다.

이밖에 졸업식, 입학식 등을 계기로 연초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는 생화 가격이 지난달 1년 전 대비 -2.6%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 보면 하락률은 -11.8%로 커진다. 중국산 화훼 수입이 늘었던 지난해(-13.5%)를 제외하면 2월 기준 생화 가격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8년 16.3%, 2017년 2.1%, 2016년 10.2% 등으로 높게 나타났었다.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1년여 만에 1%대로 올라서면서 지난해 하반기 한 차례 제기됐던 '디플레이션'(deflation) 논쟁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충격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에서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당초 올해는 1%대 초·중반의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민생 대책을 펼치면서 물가 하락 요인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면서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분간은 코로나19의 영향이 물가 상승률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매일같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의 경우 사정이 좀 다르다. 통계청은 지난 6일부터 마스크를 예비 조사 품목에 넣어 가격을 조사하고 있다. 마스크가 공식 품목으로 집계돼 물가가 공표되는 건 내년에야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치솟자 정책 당국에선 별도로 자료를 요청해 받아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스크 가격은 KF94 기준 온라인에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 1매당 800원대에서 사태 이후 4000원대로 급등했다. 약국 등 오프라인에서의 가격은 2000원대에 머물며 다소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정부에서 공적 물량을 확보해 마스크를 보급한 이후 마스크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된 것으로 관찰됐다. 앞으로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마스크 가격의 경우 품절률이 다수 관측돼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자료를 공개하길 기다려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보이후드 팝' 투어스, 데뷔 앨범 40만장 넘겨
  • 활짝 핀 벚꽃 '찰칵'
  • 장흥 하늘빛수목원 튤립축제 4월5일 개막
  • 서울대공원, 내달 5~7일 벚꽃축제 진행
  • 4월 아파트 분양... 전년比 2배 넘게 증가
  • 노란 물결 속 하트